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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홍콩 느낌 인터뷰] 홍콩한인성당 부임 이 글로리아·박 모니카 수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11-25 11:07:16
  • 수정 2010-12-02 1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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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42호, 11월26일
"마음이 힘들 땐 먼저 자신 속으로 들어가 봐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바른 길을 걸어야…
바르게 걷는다는 것은 나와 타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


 홍콩한인성당에 20년 만에 수녀가 부임했다.  이금이(글로리아), 박미영(모니카) 수녀가 바로 그 주인공.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세상 끝까지 전하겠습니다"라는 기도를 드린 탓일까, 미국 남쪽 끝 휴스턴 교포사회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전하며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이 없는 행복한 예수님 나라를 이루라는 소명을 다하던 두 수녀가 이제 중국의 남쪽 끝 홍콩에까지 닿았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 마음을 살피고 상처를 보듬어주며 차가운 세상과 하느님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두 수녀의 모습을 통해 홍콩한인성당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준비하고 있다. 
 
60년 홍콩한인사회의 역사 위에 천주교 신자들과 함께 홍콩한인성당 30년사를 써내려가는 출발에 선 지금, 취임 보름을 맞이한 이금이(글로리아), 박미영(모니카) 수녀를 만났다.

Q. 부임하신지 보름 정도가 지났습니다. 처음 홍콩으로 임명되었을 때의 심정과 새롭게 업무를 시작하는 요즘 생활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작고 아름다운 홍콩에 소임을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는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저 자신도 놀랍습니다. 지난 8월 수녀님들 모임에서 올해는 인사이동이 없다고 하셨을 때 저는 '예수님! 4년은 너무 길지 않나요?' 하였지요. 아마도 하느님께서 저의 말을 들으시고 다시 계획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되면서 홍콩에 오도록 마음 써주신 많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얼마 지내보진 않았지만 이곳 성당이 규모는 작아도 기본과 내실이 튼튼하고 신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 신앙의 깊이에 감동했습니다.

저희도 신자들의 영적인 성장과 신앙의 성숙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서로 다짐했지요.

그러나 아직은 한국과 다른 주위 생활여건들로 인해 바쁘고 정신이 좀 없어요. 주위의 빼곡한 빌딩들과 이층 버스 등의 이국적인 모습, 시간을 맞추어 버스를 타고 성당을 가야되는 것과 가는 곳곳마다 에어컨이 켜져 있는 것, 아이들이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쉽게 생각하거나 하는 문제들은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는 부분들이겠지요. 그래도 신부님과 신자들의 기도와 염려와 사랑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이 일이 아주 즐겁고 행복합니다."

Q. 소속되어 있는 수도원의 소개와 수도원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수도회 이름은 '예수 성심 시녀회'입니다. 수녀회도 아니고 왜 '시녀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이 가끔 있지요. 아마도 설립자 신부님이 명칭처럼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늘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녀의 자세를 지니기를 소망하신 때문이지요.

우리 수도회에 소속된 600여명의 수녀들은 '사회복지사업'이 주를 이루지만 신부님을 도와서 선교를 해왔던 '본당 선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도회가 커지면서 요구하는 곳이 많아서 '해외 선교'와 '병원의료사업' 그리고 '유아 교육'과 그 밖의 성경공부, 피정지도도 하고 있어요.

수도원생활이란 거의 모든 수도회가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도와 묵상, 조배 그리고 소임(일)이지요. 저희는 일정한 양성과정을 거쳐 하느님과 수도회에 청빈과 정결, 순명이라는 3대 서원을 하고 각 공동체에 속하여 가족적인 생활을 해요. 규모가 큰 공동체에서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기본적인 일과와 함께 주어진 소임을 하는 것이지요."

Q.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그리움, 특별한 인연이 있었는지요?

"故 김수환 추기경님은 저희가 최고로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입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저의 정신적인 지주이셨지요. 제가 종신 서원하는 날 추기경님께서 주례미사를 해 주셨는데 강론 말씀 중에 하신 한 마디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추기경님은 "늦게 시작한 작은 수도원이 가장 으뜸이 됐다"시며 이는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꼭 필요한 일, 즉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 정신이나 육체적으로 고통 중에 사는 이, 장애우, 아픈 사람들, 세상에서 살기 힘든 이들에게 기쁘고 성실하게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종신 서원하는 부모님들이나 축하하러 오신 여러분들도 이 수도자들이 하는 일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 하셨지요. 그래서 수녀들을 하느님께 바친 것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하시고 종신토록 하느님께서 좋은 도구로 쓰시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하셨어요. 그래서 추기경님의 말씀이 늘 가슴에 남아 있지요."

Q.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마음이 힘들다면 먼저 원인을 알아야 해요. 깊이 자신 속으로 들어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나 솔직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바라봐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자기만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하루 동안 자신의 시간을 살펴보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면 용기를 내어 대화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나와도 타인과도 또 하느님과도.

현실이 어려워도 바르게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아주 중요해요. 바르게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내가 나를 사랑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과 같이 타인도 그렇게 대하는 것입니다.

내가 바르게 걸으면 나를 따라오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바른길로 걸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마침내 서로를 성장하게 하고 사회를 발전하게 하는 거예요. 우리보다 앞서서 바르게 걸으신 분들의 영향을 보시면 알겠지요? 특히 교회 안에서 김수환 추기경님과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교회 안팎으로 영향을 끼쳤잖아요. 우리도 이런 큰 분들처럼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면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삶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이는 내 삶과 타인의 삶에도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주는 것과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이 부여하신 소명이기도 합니다.

나 혼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 그러므로 나부터 먼저 시작하면 주위는 변할 것입니다. 넓게 세상을 본다면 어려운 현실은 잠깐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Q. 홍콩 교포사회에 일원이 되셨는데, 어떤 일을 계획하고 계신지.

"홍콩은 언어, 기후, 음식 등이 한국과는 다른 곳이지만 거리상으로는 가까워 친근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이렇게 교민여러분을 지면으로라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반갑습니다.

이곳에 오래 산 교민분들, 아직 짧은 이국생활을 체험하는 분들, 오래 머물러 계실 분들과 떠날 준비를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요. 모두 타국에 나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한 민족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짧은 외국경험을 통해서 보면 이국생활의 화려함 뒤엔 참으로 안타까운 아픔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또 타국인으로서 겪는 여러 어려움과 공동체에서 오는 어려움, 자신에게서 오는 어려움이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자신을 지치게 하지요. 혹여 신자들이 아니셔도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싶거나 어려움을 풀어놓고 싶거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혹은 저희들의 기도와 사랑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저희들을 찾아주세요. 저희들의 작은 기도와 사랑이 여러분을 도와드릴 수 있다면 기꺼이 또한 성실하게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함께하여 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이 이곳에 있는 동안 홍콩에 계신 모든 한인 교민들에게 필요한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쁨이 되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섬기고, 내 뜻대로가 아닌 주님의 뜻에 따라 예수님의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기도하며 시녀의 자세로 묵묵히 일한다는 두 수녀를 성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햇살만큼이나 따스하고 밝은,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만큼이나 맑디맑은 웃음을 짓는 두 수녀의 반듯한 이마 위로 환하고 아름다운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글·사진 로사 권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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