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제품이나 식품, 생활 잡화, 산해진미에 이르기까지 홍콩 사람들의 '일본' 사랑은 대단하다. 그러나 최근 엔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본 상품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홍콩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일본 유통회사의 10불 플라자($10 PLAZA)의 일부 상품 가격도 25%나 껑충 뛰어올랐다.
고가의 일본산 말린 조개를 판매하는 건어물 판매점의 경우에도 엔화 가치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해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함에 따라 이를 보관하기 위한 창고료 지출 부담이 커지자 비교적 저가의 상품을 들여오거나 수입처를 변경하는 등 가격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엔화와 다른 외화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시장의 각종 상품 가격도 다시 오르게 된다며 소비자들은 원산지를 잘 알아보고 가격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 상승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게 되는 것은 당연히 일본계 유통회사들이다.
홍콩에 20개가 넘는 분점과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식 대형 마트인 저스코(JUSCO, 吉之島)의 10불 플라자는 9월부터 15~50홍콩달러의 비교적 고가상품의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인상폭은 20~25%에 달한다. 식품류는 이미 지난해 10홍콩달러에서 12홍콩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저스코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은 엔화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이라고 밝혔다.
판매 상품의 40~50%를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는 야타(YATA, 一田百貨) 백화점의 관계자는 연초부터 과일, 채소, 육류의 가격을 5~10% 인상했지만 여전히 엔화 상승의 여파를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경기 호전과 중국 자유 여행객 증가의 영향으로 국경절인 10일 하루 영업액이 지난해에 비해 40% 증가하는 등 올해 8월까지 영업액이 지난해에 비해 10.3% 늘어나 가격 인상 압력을 다소 완화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이나 기념일 선물로 가장 인기가 높은 건어물 판매점 역시 엔화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한 유명 건어물 판매업체 사장은 말린 조개나 전복 등 회사의 약 30%의 상품이 일본 제품으로 특히 말린 조개의 경우 최근 3, 4개월 동안 판매가격의 누적 인상폭이 10~15%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격도 크게 올리지 못해 회사의 이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계속되는 엔고에 대처하기 위해 상품을 미리 구입해놓고 있다며 "현재 이미 연말 상품까지 모두 들여놓은 상태다. 하지만 창고 대여료가 갈수록 비싸져 코즈웨이베이의 점포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이라 이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엔고의 압력을 견디기 힘들어진 건어물 판매업체들은 일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수입처를 변경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산 말린 전복의 경우 원가가 일본산보다 50% 정도 저렴하다.
일본 제품의 경우에도 비교적 크기가 작은 저가 상품을 들여오는 판매점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일본 스낵, 간장류, 면, 과일, 음료 등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도매업체의 경우 엔고로 인해 5% 인상된 대금을 지급했지만 실제 상품 가격 인상은 3~4% 수준에 그쳐 순이익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도매가는 많이 인상하기 어려워 물건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중저가 제품을 수입해 품절 사태를 예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