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진드기에 물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병원들이 바가지 진료비로 폭리를 취해 원성을 사고 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산둥성 펑라이시 왕쉬촌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 취칭샹(64·여)씨는 지난 6월 포도밭에서 일하다 진드기에 물리는 바람에 자신의 11년치 소득에 해당하는 돈을 진료비로 날렸다.
펑라이 인민의원 중환자실에서 25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진료비로 11만3천 위안(약 2천만 원)이 청구된 것.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남편과 함께 포도 농사를 지어 연간 1만 위안을 벌어들이는 그녀로서는 11년 이상을 일해야 벌 수 있는 큰돈이어서 진료비를 마련하느라 졸지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취씨는 "100여 가지를 검사받았고 진료비 청구서 길이만 2m가 넘었다"며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검사를 받아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들쥐 등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노출되는 계층은 주로 농민이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고 의료보험 혜택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데다 병원들이 환자들의 불안심리를 악용, 바가지를 씌우는 바람에 진드기에 물리고도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진드기 전염병 퇴치를 위해서는 당국이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 진료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3년간 진드기에 물린 557명의 환자 가운데 33 명이 숨졌으며 최근 광둥(廣東)에서 2명의 여성이 진드기에 물려 또다시 숨지면서 '진드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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