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보다 작고 무게는 절반… "양복 안주머니에 쏙"
신문·전자책 등 열람 편해 '리더스 허브' 기능 돋보여
지난 2일 오전 11시(독일 현지시각) 삼성전자의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린 독일 베를린의 전시관인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7-3홀. 단상에 선 삼성전자 토마스 리커 유럽통신총괄이 양복 안주머니에서 갤럭시탭을 꺼내 들자 객석을 가득 채운 80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 사이에선 "놀랍다"(amazing)는 탄성과 함께 플래시가 쏟아졌다.
전시회 개막일인 3일 삼성전자 부스의 갤럭시탭 코너에는 다른 부스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40대의 갤럭시탭이 전시됐지만, 기기마다 줄 서서 기다려야 제품을 만져볼 수 있었다. 행사장을 통틀어 이런 기기는 갤럭시탭이 유일했다. 관람객들은 "작고 가벼우면서 처리 속도 등이 아이패드 못지않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올 6월부터 아이폰과 갤럭시S를 갖고 '스마트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애플이 이번에는 '태블릿PC'에서 2차 대전(大戰)에 돌입한 것이다.
◆갤럭시탭은 휴대성이 강점, 인쇄매체 열람 기능도 돋보여삼성전자가 2일 상영한 갤럭시탭 홍보 영상은 사용자가 건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이어 갤럭시탭을 상점·공연장·식당 등 야외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집중 소개했다. 올 1월 스티브 잡스 CEO가 아이패드를 공개할 때, 거실용 의자에 앉은 채 아이패드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안방용(아이패드)이 아니라, 갤럭시탭은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써본 결과, 갤럭시탭의 크기는 7인치(17.8㎝)로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무게도 380g에 불과해 남성의 양복 상의 안주머니나 여성의 핸드백에 쉽게 들어갔다. 아이패드는 9.7인치(24.6㎝)에 무게는 680~730g이다.
갤럭시탭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2를 채택했다. 1기가헤르츠(㎓) 속도의 중앙처리장치와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 GPS(위성항법장치) 등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아이패드와 비슷했다.
갤럭시탭은 또 아이패드와 달리 전·후면에 모두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이 동영상 시청 용도로만 썼을 경우 7시간 정도로 아이패드(10~12시간)보다 짧은 게 아쉬웠다.
갤럭시탭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리더스 허브'(Reader's hub)라는 인쇄매체 열람 기능으로같은 인쇄매체라도 신문·전자책·매거진 등 매체의 성격에 따라 그에 맞춰 서로 다른 열람 방식을 제공한다. 신문을 볼 때에는 멀티터치 기능을 이용해 화면을 늘렸다 줄이며 신문 고유의 편집을 그대로 살린 채 기사를 읽을 수도 있었고, 잡지(매거진)는 가로로 눕히면 좌·우 두 페이지가 동시에 화면에 나타나 양면에 걸쳐 실린 대형 사진 등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LG·HP 등도 곧 태블릿PC 출시… 부정적 전망도 나와올 4월 출시된 아이패드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삼성전자 외에 LG전자·HP·델 등 국내외 전자업체들이 앞다퉈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KT와 아이리버도 태블릿PC를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태블릿PC 시장이 올해에만 1200만대, 내년에는 25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태블릿PC 시장에서는 올 4월 출시한 애플 아이패드가 4개월 반 만에 400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초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 이영희 전무는 "7인치의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와 달리 '휴대용 태블릿PC'라는 새 장르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와의 경쟁에서 열세(劣勢)인 콘텐츠 분야를 어떻게 업그레이드 해내느냐 하는 점이다. 아이패드는 기존 24만여개의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앱)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전용 앱도 1만1000개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폰용 앱 10만여개 외에 자체 앱 상점인 '삼성앱스'를 마련해 갤럭시탭 전용 앱을 공급할 예정이지만, 단시일에 아이패드를 따라잡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태블릿PC 자체의 향후 시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휴대성이 강점인 태블릿PC는 성능 면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넷북PC를 앞서기 어려워 스마트폰과 넷북PC 사이에서 자리를 못 잡고 쇠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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