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국제학교 대강당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15회 세계 한국어웅변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웅변인 협회에서 주최하고, 사단법인 프로보노 코리아에서 주관한 본 대회는 한국어 바로쓰기와 지구촌 한글 보급을 목적으로 1994년 시작되어 올해로 15년째를 맞는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이어 해외에서는 홍콩이 4번째 개최지이다. 대회 관계자, 연사를 포함한 2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본 대회에는 한국에서 21명, 해외동포 11명, 외국인 9명의 연사가 참가했다. 대부분의 연사는 자비로 참가했으며, 일부 개발도상국에 한해 항공료를 지원했다.
한국웅변인협회 김경석 회장의 대회사와 주홍콩대한민국 전옥현 총영사에 이어 프로보노 코리아 신낙균 이사장의 격려사, 한국웅변인 대회 권선택 총재와 프로보노 코리아 김민석 상임이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5명의 심사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후 심사위원장 한국웅변인협회 권태오 명예회장이 원고 (45%), 음성과 표현력 (20%), 태도와 표현력(20%), 관객의 반응(15%)이라는 심사규정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온 윤나라(미국 캔터키주 온에이다 고등학교)연사가 대통령상을 수상하여, 상패와 상금 100만원을 수여받았다. 연제는 '뒷풀이'로, 스포츠 용어에서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을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와 축구의 '골세레모니'등을 '뒷풀이'라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문순식(순창농협)연사는 '우리 말 우리 문화'라는 연제로, 박종연(단원민족고등학교 2학년)연사는 '민족의 뿌리'라는 연제로 각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서준섭(성리중학교 1학년)연사는 '태조 토고칸'이라는 연제로 국회의장상을, 권재희(만수초등학교 4학년)연사는 '새만금과 4대강을 살리자'라는 연제로 대법원상을 수상했다.
헤마(인도 델리대학교)연사는 '밥을 사는 한국인'이라는 연제로 외교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홍콩에서 참여한 연사중에 장현진(KIS 3학년)연사가 '우리말을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라는 연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이한결(KIS 6학년)연사가 '자연재해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안'이란 연제로 중문대학전업진수학원장상을 수상했다. 강수호(홍콩 프랑스 국제학교 고등1학년)연사는 '한글문화 창달과 지구촌에 한국어 보급을 위한 방안'이란 연제로, 김세형(KIS 고등1학년)연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는 연제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상 전 심사위원단은 외국인 및 해외동포 참가자의 경우 제목이 지나치게 길고, 성량조절과 자세 등 기술적인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심사평을 발표했다.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및 지구촌 한글보급을 위한 한국어 웅변대회'라는 취지보다는 연사의 웅변기술을 위주로 평가하여 상위수상자는 대부분 국내에서 온 연사들이었다.
국내 참가자의 경우 오랜 기간 웅변교육을 받아 원고, 발성, 태도 등 전반적으로 높은 웅변수준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상식 이후 해외에서 참여한 한 연사는 체계적인 웅변기술 교육기관이 없는 해외 참가자들의 경우 채점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한 홍콩교민은 한국어 지구촌보급이라는 대회목적을 위해서는 국내 참가자 수를 줄이고, 세계 각국의 참가자 수를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위클리홍콩 원정아 리포터(nikojun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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