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첫 환자 발생
최근 영국에서 최소 5명을 사망케 하고 북미까지 침범한 '슈퍼 박테리아' NDM-1. 기존의 어떤 항생제에도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신종 '슈퍼버그' (Superbug) NDM-1가 전세계로 확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가 울리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도 이미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홍콩 위생서는 지난해 10월 NDM-1의 첫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환자는 66세의 인도 출신 남성으로 지난해 병원관리국 산하 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소변에서 NDM-1 대장간균이 발견됐다.
위생서 관계자는 영국의 관련 보도 내용에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영국과 미국의 보건 당국과 협력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병원 실험실과도 긴밀한 협조를 통한 NDM-1의 조기 발견과 확산 방지 방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카디프 대학 티모시 웰시 박사팀은 '란셋 전염병 저널'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NDM-1'으로 명명된 슈퍼버그가 출현했으며,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향후 전 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NDM-1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에 개발된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신종 슈퍼버그는 주로 해외의 '의료관광' 을 통해 확산되고 있으며, NDM-1은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미용성형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났다고설명했다. 슈퍼버그는 혈액을 통해 위, 폐, 요도 등 주요 장기에 한꺼번에 감염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미 최소 50명 이상의 감염 환자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으며 미국에서도 최소 3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캐나다에서는 올해 2월 처음으로 환자가 보고됐다.
영국 의료당국은 이들이 최근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NDM-1 효소를 생성하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에서만 백여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NDM-1은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만큼 인도 여행자들은 감염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 처음 확인된 NDM-1 감염 환자는 66세의 인도 출신 남성으로 해외여행 경력이 있고 검사 결과 소변에서 NDM-1 대장간균이 발견됐으나 이 환자는 이미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홍콩 위생방호센터는 NDM-1는 일종의 효소로 대장간균(막대모양의 세균)을 비롯한 다양한 세균의 DNA구조 중에 존재하여 세균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대부분의 항생물질에 저항 능력을 갖도록 한다고 설명했으며 환자가 남아시아에서 수술을 받았거나 여행을 했는지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대학 감염 및 전염병센터 호팍렁(何栢良) 총감은 "수술을 받거나 만성 질환으로 인해 저항력이 약해진 경우 (이러한 박테리아에) 감염될 수 있고 증상이 심각하면 의사는 임상 기록을 바탕으로 항생제를 처방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 이 박테리아가 항생제를 무력하게 만드는 신종 내성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장 강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나타내 상당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염병 전문의는 NDM-1는 복제 능력에 전파가 매우 빠르고 유전자 변이가 자유자재로 일어나는데다 현재 심각한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이 '슈퍼버그'는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고 있다며 "불필요한 해외 '의료관광'을 삼가고 최대한 병원 시설에 머물지 않도록 노력해 어떠한 세균 감염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위생서 탐라이판(譚麗芬) 부서장(副署長)은 당국은 현재 영국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한 슈퍼 박테리아의 전파 상황과 강력한 항생제 내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환자가 주로 수술 과정에서 감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고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사의 경우 항생제 처방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은 손 씻는 습관"이라며 "문제의 박테리아 때문에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처방할 때 매우 조심해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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